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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월의 어느 까페. 까페에서 A와 같이 차를 마시며 그냥 잡담과 폰만지작을 반복할 무렵 트위터를 통해 장강명 작가의 새책이 나왔음을 알게 되었다.
'댓글부대'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스멜이 확 왔다. 이건 봐야겠군.
그래서 그 이야기를 A에게 하던중 어떻게 해서 장강명 작가를 알게 되었나? 라는 이야기 까지 흘러 들어갔다. 난 부랴부랴 한때 트위터를 휘저었던 청년들의 도전에 관한 짤을 보여줬다

이 짤을 보고 나서 이책 끝내주는군!? 싶어서 이책을 보게 된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것. 그리고 나도 그때 이 짤을 보고 이책을 보게 되었다는 것.
당시 내가 적은 기록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. (올해 여름에 봤던 책이다)

끝이 좀 구리다 뿐이지... 막판까지 흡입력 쩔게 하는 작가의 필력 짱. 
친구 중 한명의 마포대교(?) 씬이 압권. 
사람을 조정하는 한 마녀같은 여인의 이야기..... 홍보문구를 내가 쓴다면 이렇게 썼을듯.
이런 소설 한두권만 더 추천받아서 보고 싶다. 정말로...

저기서 말하는 끝이 구리다는 말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반전이 좀 싱거워서.
홍보문구를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건, '표백' 소설 자체가 짤을 통해 관심이 유발된 소설이라 내용을 오인하고 책을 보기 시작해서. 난 정말로 흔히 말하는 헬조선에 대한 주인공의 거침없는입담을 기대했었기 때문이다.
이런 이야기를 A한테 하고 있다가 문득 이와 비슷한 케이스가 떠오르게 된다.

바로 Stratovarius의 'Episode' 엘범


Stratovarius는 핀란드의 파워메탈 그룹이다.
유럽 쪽 락이나 메탈을 종종 듣는사람들에게는 꽤 유명하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. 오죽하면 부산 락페에 왔었는데도 사람들이 '뭐? 스타크래프트?' 라고 했을 정도다.

하지만 이 밴드는 우리나라에서 공전의 히트곡을 하나 남겼으니 그것이 바로 그들의 정규 5집 Episode 엘범에 수록된 Forever라는 곡이다. 이 노래는 역대 우리나라 드라마 시청률 1위 첫사랑에서 항상 최수종의 애절함을 표현해야할때 쓰였던 락 발라드 곡이다.

당시에 이 곡은 공식 발매 OST에 수록되지는 않았지만,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기에 사람들은 에피소드 엘범을 사게 된다. ㅋㅋㅋ 그리고 다른 곡들을 듣고 화들짝 놀라게 되는데...!!!
심지어 이 엘범이 너무 유명했기에 Stratovarius의 다음 엘범 Visions는 한국에서 2집으로 알려질 정도였다;;

하지만 이런 뜻하지 않은 '낚임'의 끝은 즐겁다는 점도 표백이랑 비슷한것 같다.
표백도 책을 다 읽는 순간 '괜찮네'라는 생각이 드는 좋은 책이었고(한겨레 문학상 받은 책이다)
이 에피소드 엘범도 Stratovarius 중반기 명반으로 꼽히기 때문이다. 파워메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엘범의 수록곡 Father Time은 엄청난 대작 중의 대작이었다.


(화들짝 놀랄만 하신가? ㅎㅎㅎㅎ)

세상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누군가 말했던가.
내가 짤방을 보지 않았다면 읽지 못했을 '표백'
이 글이 누군가의 '우연'이 되어 장강명작가, 표백, 스트라토바리우스, Episode엘범. 이중 하나라도 알아가게 된다면 그것 또한 훗날 '필연'으로 기억되지 않을까?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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